지난 해 9월 MT-03 네이키드 바이크로 입문하고 바로 가성비 투어러인 BMW F800GT로 기변을 했기에 레플리카 차종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습니다. MT-03을 운행할 때 바튜매에서 근교 번개로 만난 스즈키 TL1000S를 잠깐 시승할 기회가 있어 주차장 한바퀴 돌아봤는데 포지션이 너무 달라 깜짝 놀랐습니다. 상체가 쑤욱하고 내려가는 느낌이 너무나도 생소하고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레플리카(이하 R차)는 앞으로 저는 절대 운행하지 않을 차량이라고 확신을 가지게 되었죠. 자연스럽게 기변을 포지션과 승차감이 좋은 투어러 기종이나 네이키드 기종으로 고민하게 되었고 지금의 BMW F800GT를 데려오게 되었습니다.
1월부터 청주 바이크 동호회에 함께하게 되어 여러 차종들과 함께 여기저기 투어를 많이 다녔습니다. 동호회 회원 중에 R600을 운행하시는 형님이 그간 몇 번 시승해보라고 권유해주셨지만 R차의 첫 느낌으로 인해 저에게 맞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계속 거절해 왔었죠. 무엇보다 R차의 엎드려서 타는 포지션이 너무 무서웠거든요^^ 하지만 최근 R600을 매물로 올려놓으셨다는 형님의 소식을 듣게되어 판매가 된다면 시승할 기회가 없어질 것이라 생각이 들어 같이 투어를 나가서 서로 바꿔서 타보자고 형님께 부탁드렸습니다. 흔쾌히 허락해주셨고 심지어 제 바이크가 편한 바이크라 엄청 좋아하셨어요. 편하게 갈 수 있다고^^ 시승을 부탁드렸던 장소가 대전 도심 한복판이었기에 엄청 좋아하셨습니다. 무튼 그렇게 저에게 처음으로 제대로 된 레플리카 차량의 시승의 기회가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주요 제원>
최대 출력 | 126.0ps/13,500rpm | 보어 x 스트로크 | 67.0 x 42.5mm |
최대 토크 | 6.96kg/m/11,500rpm | 압축비 | 12.9 : 1 |
<사이즈>
전고 | 1,135mm | 공차중량 | 187kg |
전폭 | 710mm | 연료탱크용량 | 17.0리터 |
시트고 | 810mm | 전륜타이어 | 12/70-17인치 |
휠베이스 | 1385.0mm | 후륜타이어 | 180/55-17인치 |
전장 | 2,030mm | - | - |
<섀시>
변속기 | 6단 리턴 | 전륜 서스펜션 | 텔레스코픽 |
후륜 서스펜션 | 싱글 | 전륜 제동장치 | 트윈디스크 |
후륜 제동장치 | 싱글디스크 | - | - |
1. 첫 느낌, 작고 두렵다
R600을 시승하기 위해 바이크에 앉는 순간 드는 생각이 '핸들이 정말 작다'라고 들었습니다. F800GT보다 핸들의 좌우 폭이 작아서 아기자기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물론 제가 덩치가 좀 있긴 하지만 투어러를 오래 운행했다보니 느껴지는 차이점이 매우 확연했습니다. 그리고 핸들이 낮기 때문에 손목에 가해지는 체중이 점점 버거웠습니다. 왜 R차를 타시는 분들이 손목이 아프다고 하시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R600은 810mm의 시트고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F800GT와 동일한 시트고입니다. 하지만 앉았을 때 느낌은 전혀 달랐습니다. 시트의 느낌이 딱딱했고 뒤로 엉덩이를 뺄 수록 시트가 높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엉덩이를 뒤로 뺄 수록 점점 더 무서워 지더군요. 뒤로 엉덩이를 뺄 수 있는 공간이 되게 넓어서 처음에는 포지션을 취하기가 정말 애매했습니다. 이정도면 많이 뺐겠지 했는데 더 남아있는 느낌이라 신선했습니다.
2. 두 번째 느낌, 엎드려라 그래야 편하다
도심에서 주행을 하니 손목이 너무 아프더라고요. 불편해하던 제 모습을 뒤에서 형님이 보시더니 팔꿈치를 아래로 내리면 덜 아프다고 말해주셨어요. 형님의 말대로 팔꿈치를 내리니 자연스럽게 레플리카의 포지션이 나오더라고요. 점점 팔에도 힘이 덜들어가기 시작하면서 손목에도 부담이 덜어졌습니다. 니그립한 무릎에 팔꿈치를 올리니 왠걸 더 편했습니다. 다만 시내 주행에서 처음 해보는 레플리카 포지션(일명 개구리 자세)이 어색해서 다시 일어서면 또 다시 손목이 아파오는 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자세가 낮기때문에 니그립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니그립을 제대로 하고 자세를 낮추니 점점 안정감이 들면서 우회전이나 좌회전 할 때 편하게 돌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번에 시승한 차량에는 니그립 패드가 없어 무릎이 계속 미끄러졌습니다. 다시 자세를 잡기위해 다리에 힘을 계속 주다보니 투어 복귀 후 허벅지 안쪽에 드는 통증은 마치 운동을 제대로 하고난 다음의 느낌이었습니다.
3. 세 번째 느낌, 프리구간 앞으로 빨려들어가는게 이런거군
최대 16,000rpm을 가지고 있는 차량은 처음 접해봐서 이 정도면 rpm 좀 높겠지 하고 보면 6,000rpm이라는 것에 정말 놀랬습니다. 특히 4기통의 부드럽고 강한 배기음은 이래서 4기통 레플리카를 타는구나 하고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도심구간을 벗어나 외곽으로 나왔을 때 잠시 R600의 엔진과 배기음을 느껴 볼 수 있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6단까지 있지만 5단은 커녕 4단까지 밖에 사용해보지 못했습니다. 대략 11,000~11,500rpm까지 사용해봤는데 머리가 뒤로 젖혀진다는 느낌과 마음 속에서 '브레이크 잡아! 속도 줄여!!'라는 외침이 계속 들려왔습니다. 맞습니다. 저 무서웠습니다. 하지만 흔히 레플리카를 운행할 때 앞에서 뭔가 잡아당겨서 빨려들아간다는 느낌을 아주 조금 체험했습니다.
4. 네 번째 느낌, R차에 대한 선입견이 바뀌었다
이번에 R600의 시승이 있기 전까지는 저에게 있어 레플리카 차량은 눈으로만 보고 즐기는 차량, 내가 운행하지는 않을 차량이었습니다만, 이번에 시승을 해보고 나서 마음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4기통의 부드럽고 강한 배기음, 여유가 넘치는 RPM, 앞으로 빨려들어가는 가속감 등이 투어 복귀 후 아직까지 조금 아른거리고 있습니다. 큰일났습니다. 당분간은 기변하고 싶지 않은데 기변하고 싶은 마음이 살짝 생기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바꾸지 않을겁니다.
그래도 너무나도 즐겁고 재미있던 시승의 기회였습니다. 시승의 기회를 흔쾌히 제공해주신 형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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